[넘버스]한화그룹, 수소의 기술적 '난제' 풀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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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애나경
작성일20-12-3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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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들이 경영 환경 변화로 경쟁에 내몰렸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와 저유가, 환경 규제로 경영의 불확실성이 유독 컸습니다. 어떤 기업들은 생존에 위협을 느꼈고, 어떤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정유사는 올해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고,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 등 IT 기반 플랫폼 회사들은 '초호황'을 누렸죠.
이처럼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질수록 기업들은 본업에서 눈을 돌려 성장 전략을 찾습니다. 기업의 성장 전략은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됩니다. △기존 시장 점유확대 전략 △글로벌 진출 △전후방 시장확대 △유관산업 시너지 전략 △대기업형 확장전략 등이 있습니다. 기업은 사업 기회를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가장 적합한 성장 전략을 마련하죠.
철강사와 화학사 등 '중후장대(무겁고 두껍고 길고 큰 제조업을 일컫는 용어)' 산업의 기업들도 신사업 발굴에 전념하는 모습입니다.
중후장대 기업들은 '넷 제로(Net-Zero)' 시대를 맞아 관련 산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했습니다. 넷 제로는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량과 자연이 흡수하는 온실가스량을 같게 만들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거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50년까지 넷 제로에 도달해야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행대로 유지할 경우 21세기 말 지구 평균 기온은 섭씨 1.9~5.2도까지 올라 기후변화가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유럽연합은 지난 3월 탄소 중립을 선언했고, 중국과 일본도 올해 하반기 동참했습니다.
넷 제로를 위해서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전력 부문은 재생 에너지를 통해 발전하고, 내연기관 차량은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로 바뀌어야 하죠.
수소 경제 밸류 체인.(자료=포스코 경영연구원)
중후장대 기업들은 넷 제로 시대를 맞아 수소 산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등 대그룹들은 수소 산업을 육성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을 키우면서 일찍이 친환경 에너지 시대를 준비했습니다. 한화그룹은 '미래 에너지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그룹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은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 문제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공하기 위해 무한한 친환경 에너지 자원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화그룹 수소 사업 진출 현황.(자료=한화그룹)
한화그룹은 세계 1위의 태양광 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죠. 주거 및 상업용 태양광부터 태양광 발전소까지 태양광 발전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을 이을 신재생 에너지로 수소를 낙점했습니다. 수소는 발전 시장과 수송 시장 등 다양한 산업의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만큼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은 지난 28일 미국 고압탱크 스타트업 회사 시마론(Cimarron)의 지분 100%를 인수했습니다. 한화솔루션이 시마론을 인수한 이유는 수소 저장 역량을 보유하기 위해서입니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시마론의 생산공정 모습.(자료=시마론)
시마론은 2008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사내벤처로 출발했습니다. 2015년 나사에서 독립해 대형 수소 탱크와 항공 우주용 탱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시마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압력(517bar)으로 수소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2000리터 크기의 수소탱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2리터 생수 1000개를 넣을 수 있는 분량이죠.
수소는 단위 부피당 밀도가 매우 낮아 저장하기 위해서는 고압으로 압축하거나 액화해야 합니다. 수소는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지만, 저장해 운송할 수 없다면 상용화 할 수 없죠. 한화솔루션은 시마론의 기술을 활용해 수소 경제를 앞당기려고 하는 것입니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까지 1억 달러(한화 1086억원)를 수소 저장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한화그룹은 석유화학 계열사인 한화토탈의 부생가스를 활용해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한화에너지는 2018년 한국동서발전 등 투자자들과 함께 대산그린에너지발전소를 설립했습니다. 최대주주는 한화에너지로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동서발전과 두산퓨얼셀은 각각 35%, 10%의 지분을, SK증권은 6%를 갖고 있습니다.
이 발전소는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부생수소를 원료로 전력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총 용량은 50.16메가와트(MW)로 연간 40만MWh를 발전해 20만 가구가 1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발전소는 세계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 에너지 발전소라고 합니다.
한화그룹은 M&A와 지분 투자를 통해 수소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2018년 부생수소를 활용한 발전 사업에 진출했고, 미국 수소전기 트럭 업체 니콜라에 1억 달러(1086억원)를 투자해 미국 내 수소 시장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했습니다.
올해 한화파워시스템은 수소충전시스템 공급사업을 시작했고, 한화솔루션은 M&A를 통해 수소 저장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한화그룹의 발전과 저장, 충전시스템 공급 능력으로 '수소 포트폴리오'를 짰습니다.
이는 기업의 성장 전략 측면에서 보면 '유관산업 시너지 전략'을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관산업 시너지 전략은 사업의 핵심 역량을 다른 분야로 이전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은행이 카드사를 인수하거나 항공사가 호텔 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이 전략에 해당됩니다.
한화그룹은 한화토탈의 부생가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심했고, 투자자들을 모아 발전 사업에 진출한거죠. 그리고 '넷 제로 시대'를 맞아 수소 사업까지 확대하는 것입니다.
현재 수소 경제의 비전이 긍정적인 건 분명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수소 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비전이 좋기 때문입니다. 2018년 발표된 '한국 수소 산업 로드맵'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한국의 수소 수요는 연간 1690만톤(560 TWh)에 달합니다.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약 20%를 수소가 차지할 전망입니다. 보고서는 ㈜두산 등 17개 기업과 맥킨지가 참여했습니다.
2050년 한국의 수소 비전.(자료=한국 수소산업 로드맵)
우리나라는 중공업 등 철강업과 석유화학 산업이 발달했습니다.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점 또한 장점입니다. 수소는 물 전해와 천연가스 및 부생가스 정화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물 전해는 효율이 낮아 생산 비중이 10%도 못 미칩니다. 천연가스 개질을 활용한 수소 생산 방식이 일반적으로 활용됩니다.
그럼에도 막연한 낙관론은 비관론보다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유는 '채산성' 때문입니다. 어떤 에너지원이든 채산성이 떨어지면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집니다. 과거 포스코는 합성천연가스(SNG) 사업에 1조원 넘게 투자했다 채산성이 악화돼 사업을 철수하기도 했습니다.
수소와 관련한 채산성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포스코 경영연구원이 지난해 5월 발표한 '수소경제의 경제적·기술적 이슈'에 따르면 수소는 제조 비용과 운송 비용 등이 여타 에너지원과 비교해 높습니다. 수소 1kg을 제조하는데 3000원이 들어갑니다. 저장 운송하는데 7000원이 들고, 충전하는데 4만4000원이 듭니다. 수소 1kg을 충전하는데 5만원 이상 드는 셈이죠. 수소 인프라와 수요가 늘어날 경우 8000원대까지 하락한다고 합니다. 이는 인프라와 수요 모두 뒷받침돼야 가능하죠.
수소경제의 경제적 기술적 이슈.(자료=포스코 경영연구원)
수소를 생산하고,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합니다. 수전해 과정에서 약 45%의 손실이 발생하고, 저장 및 수송 과정에서 10~20%가 손실됩니다. 수소를 전기 에너지와 열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합니다.
수소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서는 연료전지가 필요합니다. 연료전지에 탑재되는 백금 가격은 1kg당 1억원이 넘습니다. 연료전지는 사용할수록 성능이 급격히 저하돼 수명을 늘리기 위한 기술 개발도 필요합니다.
연료전지의 발전 가격은 1KWh 당 250원, 태양열은 120원입니다. 풍력은 90원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수소의 채산성은 상당히 낮은 셈입니다.
시장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시마론은 수소 저장(압축) 기술로 활용하기 부적합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수소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고압으로 압축하거나 영하 235도 이하로 낮춰 액화해야 합니다.
2018년 학술지 <공업화학>에 실린 '수소 액화, 저장기술 및 응용' 보고서에 따르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면 액화하는 것이 낫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기체수소를 영하 253도로 냉각하면 밀도는 기체수소에 비해 780배 높아진다"며 "밀도는 700 bar로 압축한 수소와 비교해 1.75배 높고, 고압 압축 방식과 비교해 안전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보고서는 "액화 운송 방식이 압축 운송 방식과 비교해 10배 이상의 운송효율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소 운송방법에 따른 비용 비교. 액화 방식이 압축 방식과 비교해 저렴하다.(자료=공업화학)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시마론은 517 bar의 압력으로 수소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수소는 여타 에너지원과 비교해 채산성이 낮은데 고압 압축 방식은 액화 방식과 비교해 채산성이 떨어지죠.
수소는 연소하면 부산물로 물만 발생해 환경오염 측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원입니다.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의 에너지가 필요하죠. 수소를 만들어 내기 위해 전력을 써야 하는 모순에 빠지는거죠. 저장과 이송, 활용 방식도 여전히 '난제'들이 있습니다.
한화그룹이 '에너지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수소의 난제를 풀어낼 수 있을까요. 그리고 글로벌 수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수소는 '먼 미래'를 겨냥한 에너지인 만큼 당장 한화그룹의 전략적 선택이 옳은지는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타 글로벌 기업들의 선례를 보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구태우 기자(teoku@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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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경영 환경 변화로 경쟁에 내몰렸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와 저유가, 환경 규제로 경영의 불확실성이 유독 컸습니다. 어떤 기업들은 생존에 위협을 느꼈고, 어떤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정유사는 올해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고,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 등 IT 기반 플랫폼 회사들은 '초호황'을 누렸죠.
이처럼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질수록 기업들은 본업에서 눈을 돌려 성장 전략을 찾습니다. 기업의 성장 전략은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됩니다. △기존 시장 점유확대 전략 △글로벌 진출 △전후방 시장확대 △유관산업 시너지 전략 △대기업형 확장전략 등이 있습니다. 기업은 사업 기회를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가장 적합한 성장 전략을 마련하죠.
철강사와 화학사 등 '중후장대(무겁고 두껍고 길고 큰 제조업을 일컫는 용어)' 산업의 기업들도 신사업 발굴에 전념하는 모습입니다.
중후장대 기업들은 '넷 제로(Net-Zero)' 시대를 맞아 관련 산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했습니다. 넷 제로는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량과 자연이 흡수하는 온실가스량을 같게 만들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거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50년까지 넷 제로에 도달해야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행대로 유지할 경우 21세기 말 지구 평균 기온은 섭씨 1.9~5.2도까지 올라 기후변화가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유럽연합은 지난 3월 탄소 중립을 선언했고, 중국과 일본도 올해 하반기 동참했습니다.
넷 제로를 위해서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전력 부문은 재생 에너지를 통해 발전하고, 내연기관 차량은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로 바뀌어야 하죠.
수소 경제 밸류 체인.(자료=포스코 경영연구원)
중후장대 기업들은 넷 제로 시대를 맞아 수소 산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등 대그룹들은 수소 산업을 육성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을 키우면서 일찍이 친환경 에너지 시대를 준비했습니다. 한화그룹은 '미래 에너지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그룹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은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 문제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공하기 위해 무한한 친환경 에너지 자원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화그룹 수소 사업 진출 현황.(자료=한화그룹)
한화그룹은 세계 1위의 태양광 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죠. 주거 및 상업용 태양광부터 태양광 발전소까지 태양광 발전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을 이을 신재생 에너지로 수소를 낙점했습니다. 수소는 발전 시장과 수송 시장 등 다양한 산업의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만큼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은 지난 28일 미국 고압탱크 스타트업 회사 시마론(Cimarron)의 지분 100%를 인수했습니다. 한화솔루션이 시마론을 인수한 이유는 수소 저장 역량을 보유하기 위해서입니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시마론의 생산공정 모습.(자료=시마론)
시마론은 2008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사내벤처로 출발했습니다. 2015년 나사에서 독립해 대형 수소 탱크와 항공 우주용 탱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시마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압력(517bar)으로 수소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2000리터 크기의 수소탱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2리터 생수 1000개를 넣을 수 있는 분량이죠.
수소는 단위 부피당 밀도가 매우 낮아 저장하기 위해서는 고압으로 압축하거나 액화해야 합니다. 수소는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지만, 저장해 운송할 수 없다면 상용화 할 수 없죠. 한화솔루션은 시마론의 기술을 활용해 수소 경제를 앞당기려고 하는 것입니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까지 1억 달러(한화 1086억원)를 수소 저장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한화그룹은 석유화학 계열사인 한화토탈의 부생가스를 활용해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한화에너지는 2018년 한국동서발전 등 투자자들과 함께 대산그린에너지발전소를 설립했습니다. 최대주주는 한화에너지로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동서발전과 두산퓨얼셀은 각각 35%, 10%의 지분을, SK증권은 6%를 갖고 있습니다.
이 발전소는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부생수소를 원료로 전력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총 용량은 50.16메가와트(MW)로 연간 40만MWh를 발전해 20만 가구가 1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발전소는 세계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 에너지 발전소라고 합니다.
한화그룹은 M&A와 지분 투자를 통해 수소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2018년 부생수소를 활용한 발전 사업에 진출했고, 미국 수소전기 트럭 업체 니콜라에 1억 달러(1086억원)를 투자해 미국 내 수소 시장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했습니다.
올해 한화파워시스템은 수소충전시스템 공급사업을 시작했고, 한화솔루션은 M&A를 통해 수소 저장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한화그룹의 발전과 저장, 충전시스템 공급 능력으로 '수소 포트폴리오'를 짰습니다.
이는 기업의 성장 전략 측면에서 보면 '유관산업 시너지 전략'을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관산업 시너지 전략은 사업의 핵심 역량을 다른 분야로 이전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은행이 카드사를 인수하거나 항공사가 호텔 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이 전략에 해당됩니다.
한화그룹은 한화토탈의 부생가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심했고, 투자자들을 모아 발전 사업에 진출한거죠. 그리고 '넷 제로 시대'를 맞아 수소 사업까지 확대하는 것입니다.
현재 수소 경제의 비전이 긍정적인 건 분명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수소 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비전이 좋기 때문입니다. 2018년 발표된 '한국 수소 산업 로드맵'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한국의 수소 수요는 연간 1690만톤(560 TWh)에 달합니다.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약 20%를 수소가 차지할 전망입니다. 보고서는 ㈜두산 등 17개 기업과 맥킨지가 참여했습니다.
2050년 한국의 수소 비전.(자료=한국 수소산업 로드맵)
우리나라는 중공업 등 철강업과 석유화학 산업이 발달했습니다.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점 또한 장점입니다. 수소는 물 전해와 천연가스 및 부생가스 정화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물 전해는 효율이 낮아 생산 비중이 10%도 못 미칩니다. 천연가스 개질을 활용한 수소 생산 방식이 일반적으로 활용됩니다.
그럼에도 막연한 낙관론은 비관론보다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유는 '채산성' 때문입니다. 어떤 에너지원이든 채산성이 떨어지면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집니다. 과거 포스코는 합성천연가스(SNG) 사업에 1조원 넘게 투자했다 채산성이 악화돼 사업을 철수하기도 했습니다.
수소와 관련한 채산성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포스코 경영연구원이 지난해 5월 발표한 '수소경제의 경제적·기술적 이슈'에 따르면 수소는 제조 비용과 운송 비용 등이 여타 에너지원과 비교해 높습니다. 수소 1kg을 제조하는데 3000원이 들어갑니다. 저장 운송하는데 7000원이 들고, 충전하는데 4만4000원이 듭니다. 수소 1kg을 충전하는데 5만원 이상 드는 셈이죠. 수소 인프라와 수요가 늘어날 경우 8000원대까지 하락한다고 합니다. 이는 인프라와 수요 모두 뒷받침돼야 가능하죠.
수소경제의 경제적 기술적 이슈.(자료=포스코 경영연구원)
수소를 생산하고,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합니다. 수전해 과정에서 약 45%의 손실이 발생하고, 저장 및 수송 과정에서 10~20%가 손실됩니다. 수소를 전기 에너지와 열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합니다.
수소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서는 연료전지가 필요합니다. 연료전지에 탑재되는 백금 가격은 1kg당 1억원이 넘습니다. 연료전지는 사용할수록 성능이 급격히 저하돼 수명을 늘리기 위한 기술 개발도 필요합니다.
연료전지의 발전 가격은 1KWh 당 250원, 태양열은 120원입니다. 풍력은 90원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수소의 채산성은 상당히 낮은 셈입니다.
시장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시마론은 수소 저장(압축) 기술로 활용하기 부적합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수소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고압으로 압축하거나 영하 235도 이하로 낮춰 액화해야 합니다.
2018년 학술지 <공업화학>에 실린 '수소 액화, 저장기술 및 응용' 보고서에 따르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면 액화하는 것이 낫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기체수소를 영하 253도로 냉각하면 밀도는 기체수소에 비해 780배 높아진다"며 "밀도는 700 bar로 압축한 수소와 비교해 1.75배 높고, 고압 압축 방식과 비교해 안전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보고서는 "액화 운송 방식이 압축 운송 방식과 비교해 10배 이상의 운송효율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소 운송방법에 따른 비용 비교. 액화 방식이 압축 방식과 비교해 저렴하다.(자료=공업화학)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시마론은 517 bar의 압력으로 수소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수소는 여타 에너지원과 비교해 채산성이 낮은데 고압 압축 방식은 액화 방식과 비교해 채산성이 떨어지죠.
수소는 연소하면 부산물로 물만 발생해 환경오염 측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원입니다.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의 에너지가 필요하죠. 수소를 만들어 내기 위해 전력을 써야 하는 모순에 빠지는거죠. 저장과 이송, 활용 방식도 여전히 '난제'들이 있습니다.
한화그룹이 '에너지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수소의 난제를 풀어낼 수 있을까요. 그리고 글로벌 수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수소는 '먼 미래'를 겨냥한 에너지인 만큼 당장 한화그룹의 전략적 선택이 옳은지는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타 글로벌 기업들의 선례를 보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구태우 기자(teoku@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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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경 중대본 ‘5차 추경 규모’ 맞춤형 피해 지원대책 마련
소상공인 최대 300만원 현금 지급, 특고·프리랜서 50만~100만원
빠른 지원 관건, 홍남기 “내달 1월 11일 지급 설 전 90% 완료”[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고사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 등 피해 계층 지원을 위해 정부가 사실상 5차 추가경정예산(추경)급의 대책을 마련했다. 방역 조치로 영업이 제한됐거나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 뿐 아니라 택시기사·스키장·콘도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지원 방안이다. 고용 취약계층 지원과 고용 유지 및 실직자 재취업에도 대거 예산을 투입한다.
정부는 29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맞춤형 피해 지원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규모는 9조3000억원으로 당초 정부가 언급했던 ‘3조원 플러스알파(+α)’보다 6조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융자 등 금융 지원을 빼더라도 정부의 직접 지출 규모는 7조7000억원에 달한다.
정부 지원을 확대한 이유는 코로나19 3차 확산에 따른 여파가 생각보다 커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등 방역 강화에 따른 연말연시 민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종합 대책인 셈이다.
소상공인 대상으로는 공통 100만원(연매출 4억원 이하)의 ‘버팀목 자금’을 지원하되 집합금지, 집합제한 업종은 각각 200만원, 100만원을 추가 지급한다. 총 지원 대상은 280만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α 기준 집합금지 업종은 유흥업소·학원·실내체육시설·노래연습장 등 11종이다. 겨울철 영업을 중단한 스키장·썰매장과 이곳에 위치한 음식점·편의점, 주변의 대여점까지 포함한다. 집합제한 업종은 식당·카페·PC방·오락실·영화관·대형마트 및 백화점 등 11종이다.
임대료 감면 시 소득·법인세를 공제하는 ‘착한 임대인’ 제도는 공제율을 현재 50%에서 70%로 확대해 참여를 유도한다. 영세사업장 등의 고용·산재·국민연금보험료는 3개월간 납부를 유예한다. 소상공인의 내년 1~3월분 전기·가스요금 납부기한도 3개월 미루도록 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프리랜서 70만명에게는 50만~100만원의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 방문·돌봄서비스 종사자와 법인택시기사에 각각 생계지원금 50만원, 소득안정자금 4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진단검사 확대와 변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해외입국자 관리 강화에도 8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을 통한 수혜자는 소상공인·고용 취약계층 등 총 58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한편 지원금을 더 늘리거나 일부 매출액 기준을 완화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근로자가 ‘전국민 보편 지급’을 요구하거나 ‘건물주’ 자영업자에 대한 현금 지원 등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일부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업체는 매출액에 따라 지원을 받지 못해 희비가 갈리기도 했다.
대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빠른 지급이 관건이다. 내년 첫 국무회의가 열리는 1월 5일 국무회의에 예비비 관련 의결을 하고 11일부터 주요 현금 지급을 실시할 예정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대책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정책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민생현장의 절박함을 고려해 최대한 빠르게 지원, 설 전에 수혜인원 90% 수준까지 지급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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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경 중대본 ‘5차 추경 규모’ 맞춤형 피해 지원대책 마련
소상공인 최대 300만원 현금 지급, 특고·프리랜서 50만~100만원
빠른 지원 관건, 홍남기 “내달 1월 11일 지급 설 전 90% 완료”[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고사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 등 피해 계층 지원을 위해 정부가 사실상 5차 추가경정예산(추경)급의 대책을 마련했다. 방역 조치로 영업이 제한됐거나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 뿐 아니라 택시기사·스키장·콘도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지원 방안이다. 고용 취약계층 지원과 고용 유지 및 실직자 재취업에도 대거 예산을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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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책의 규모는 9조3000억원으로 당초 정부가 언급했던 ‘3조원 플러스알파(+α)’보다 6조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융자 등 금융 지원을 빼더라도 정부의 직접 지출 규모는 7조7000억원에 달한다.
정부 지원을 확대한 이유는 코로나19 3차 확산에 따른 여파가 생각보다 커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등 방역 강화에 따른 연말연시 민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종합 대책인 셈이다.
소상공인 대상으로는 공통 100만원(연매출 4억원 이하)의 ‘버팀목 자금’을 지원하되 집합금지, 집합제한 업종은 각각 200만원, 100만원을 추가 지급한다. 총 지원 대상은 280만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α 기준 집합금지 업종은 유흥업소·학원·실내체육시설·노래연습장 등 11종이다. 겨울철 영업을 중단한 스키장·썰매장과 이곳에 위치한 음식점·편의점, 주변의 대여점까지 포함한다. 집합제한 업종은 식당·카페·PC방·오락실·영화관·대형마트 및 백화점 등 11종이다.
임대료 감면 시 소득·법인세를 공제하는 ‘착한 임대인’ 제도는 공제율을 현재 50%에서 70%로 확대해 참여를 유도한다. 영세사업장 등의 고용·산재·국민연금보험료는 3개월간 납부를 유예한다. 소상공인의 내년 1~3월분 전기·가스요금 납부기한도 3개월 미루도록 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프리랜서 70만명에게는 50만~100만원의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 방문·돌봄서비스 종사자와 법인택시기사에 각각 생계지원금 50만원, 소득안정자금 4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진단검사 확대와 변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해외입국자 관리 강화에도 8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을 통한 수혜자는 소상공인·고용 취약계층 등 총 58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한편 지원금을 더 늘리거나 일부 매출액 기준을 완화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근로자가 ‘전국민 보편 지급’을 요구하거나 ‘건물주’ 자영업자에 대한 현금 지원 등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일부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업체는 매출액에 따라 지원을 받지 못해 희비가 갈리기도 했다.
대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빠른 지급이 관건이다. 내년 첫 국무회의가 열리는 1월 5일 국무회의에 예비비 관련 의결을 하고 11일부터 주요 현금 지급을 실시할 예정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대책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정책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민생현장의 절박함을 고려해 최대한 빠르게 지원, 설 전에 수혜인원 90% 수준까지 지급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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