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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9일 취임식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수준의 맞춤형 주택을 속도감 있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공급 방안을 마련해 내년 설 이전에 발표하겠다고도 했다. 특히 변 장관은 "서울 도심에서도 충분한 양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공급 확대 카드를 꺼낸 것이나 집값 불안의 진원지가 됐던 도심 한복판에 집을 짓겠다고 한 것은 긍정적이다.

그의 복안은 역세권과 준공업지역(20㎢), 저층 주거지(111㎢)를 고밀도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벌써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모든 개발에 있어 '공공 주도 공급'을 고집하고 있어서다. 공공이 개발에 참여하고 개발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다 보니 토지·주택 소유주 등 민간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준공업지역 절반이 몰려 있는 금천·구로구는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어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저층 주거지도 소규모 블록 개발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도심에 주택을 대거 공급할 수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도 '공공성 확보'라는 자신의 철학을 담았다. 그는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그간 과도하게 투자 대상으로 활용되어 온 만큼 적정 수준의 규율은 필요하다"고 답했는데 끝내 규제 완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주도 공급을 기대했지만 결국 묵살된 것이다. 공공 주도 정비사업은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제시되지 않으면 민간의 참여가 저조해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현 정부가 도심 재개발·재건축을 억누른 것이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면서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그 결과 극심한 전세난에 이어 돌고돌아 다시 서울 집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본지가 최근 부동산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내년 서울 집값에 대해 조사한 결과 47명이 "오른다"고 응답했다. 전임 장관 못지않게 반시장정책을 고수하는 탓에 일각에서는 '변창흠발 2차 집값 상승'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과감한 정책 전환을 통해 시장의 힘이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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