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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검찰청 없애고 경찰·공수처에 매달리려는 이유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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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승민우
작성일20-12-31 05:34 조회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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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여당이 검찰의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를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하겠다는 일정표를 내놓았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위원장은 30일 “내년 2월 초까지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위한 개혁 법안을 만들고 상반기 중 법제화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전에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 등이 아예 검찰청법 폐지안과 기소·공소유지권만 가진 공소청을 신설하는 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검찰에 부패·경제 등 6대 범죄 수사권만 갖도록 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밀어붙이더니 이제는 아예 검찰 수사권을 없애겠다는 발상이다.

경찰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5개월여간 수사했지만 아무것도 밝히지 못한 채 종결했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선에서 여당이 불리하지 않도록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2018년에도 청와대의 지시로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등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에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했다. 야당의 비토권을 배제한 상태에서 추천된 그는 현 정부의 법무부 인권국장에 지원해 중립성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게다가 공수처 검사의 자격 요건을 완화해 친여 성향의 변호사들을 대거 기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수처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공수처가 수사·기소권은 물론 수사 이첩 요청권까지 갖는 무소불위의 ‘정권 수호처’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결국 여당의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 방안은 검찰의 수사 기능을 없애고 모든 사건의 수사를 경찰이나 공수처로 몰아주려는 것이다. 이는 자칫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 수사를 원천 봉쇄하고 반대 세력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여권은 “도대체 구린 데가 얼마나 많길래 모든 걸 ‘기승전 검찰 무력화’로 끌고 가려는 것이냐”라는 비아냥이 왜 나오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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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실업자 100만명 넘어
실직자와 가족들 아픔 커진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데
기업 옥죄는 법안만 늘어난다

‘언제나 옆눈으로 보고 다니던/ 과자 가게로 똑바로 달렸다./ “야아!” 누가 보는 듯이/ 가슴을 내밀고 달렸다/ “나 과자 주셔요. 우리 아빠 취직했어요.”/ 순이 눈에 눈물이 핑 돈다.’

1973년에 나온 어떤 시집에 실린 ‘우리 아빠’라는 제목의 시다. 아빠가 출근하지 않고, 반찬 가짓수가 줄면서 가장의 실직을 눈치챈 어린 딸, 구멍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고개를 돌리던 어린 마음은 아빠가 취직 소식을 들고 온 날 곧장 가게로 달려갔던 모양이다. 이젠 아빠가 돈 벌어올 테니 과자 사 먹을 수 있다고. 그해 실업률은 4% 정도였다. 아마 올해 실업률도 비슷할 것이다.

올해도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을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서 지난달 실업자가 103만명쯤 됐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업자로 치지 않는 ‘그냥 쉬었다’는 사람은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235만9000명이나 된다. 아예 일자리를 얻는 것을 포기해서 역시 실업자에서 제외하는 구직 단념자가 61만명이다.

실업률은 숫자지만, 실직자 가정의 고통은 숫자로 측정할 수 없다. 코로나가 직격탄이었지만, 코로나가 없던 지난해에도 실업자는 100만명을 넘었다. 청와대가 자랑했던 소득 주도 성장으로는 애당초 해결할 수 없었다.

정부는 근로 조건이 좋아졌다고 한다. 연간 노동시간이 사상 처음으로 2000시간 이하로 떨어졌고, 저임금 근로자의 비율이 20% 미만으로 낮아졌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말했다. 노동조합 조직률은 200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숫자들 중에서 일자리에서 떨려나거나 입사조차 해보지 못한 실직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

지난해 100주년 기념으로 국제노동기구(ILO)에서 펴낸 ‘일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노동부에서 번역했다. 이렇게 시작한다. ‘일은 우리 삶을 지탱해준다.’ 일자리가 없으면 우리는 삶을 꾸리고 버텨낼 수 없다.

이 정부 사람들이 독재자로 증오하는 박정희 대통령은 ‘넥타이 부대’와 ‘유니폼 부대’를 만들었다. 넥타이를 매고 출근할 직장이 늘어나고, 유니폼을 차려입고 일할 수 있는 공장이 생겼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소득 80달러의 나라를 일으켜 세웠다. 이제 국민소득은 3만달러를 넘어섰다. 박 대통령이 집권한 해인 1962년 우리는 농업 국가였다.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37%였다. 1970년에 우리 국민 3200만명 가운데 1400만명이 농업 인구였다. 박 대통령은 농업이 대본(大本)인 세상을 바꿨다. 지금 세상의 대본은 기업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기업을 깎아내리고 옥죄는 법을 예사로 만든다. 코로나가 지나가도 그 법들은 남는다.

가는 해는 6·25전쟁이 끝나고 70년이 되는 해였다. 남과 북은 달라졌다. 지난해 북한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 육류는 토끼 고기였다. 풀만 먹여도 키울 수 있어서라고 한다. 인공위성이 찍은 한반도의 밤 사진을 보면 휴전선 북쪽은 전깃불이 없어 캄캄하다. 환한 남쪽은 우리 기업들이 만들었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그 일자리가 다른 기업과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 정부는 일자리 대신 세금 나눠주면서 대단한 선정(善政)을 베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하지만, 정부가 만들어주는 단기 일자리는 가짜다. 빈 강의실 전등 끄기가 일자리일 수는 없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정책을 공들여 만들고 내놓아야 한다. 3년 반 전에 출발하면서 ‘일자리 정부’가 되겠다고 했다.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이 있다고 자랑했던 정부다. 새해 소원이 취직인 사람들이 100만명은 넘을 것이다.

[이진석 경제부장 islan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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