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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미영의 데이터로 본 세상] 언택트 시대의 사랑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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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유 20-12-31 03:48 10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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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신문의 결혼 및 부고란을 읽곤 한다. 77억 인구 중 두 사람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가족을 이뤄 함께 살아가다 삶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면 경이롭게 느껴진다. 특히, 결혼 소식란에는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꽃피우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어릴 적 헤어진 소꿉친구와 수십 년 뒤 만나 결혼한 부부의 사연, 여행지에서 배우자를 만나 타지에 정착한 사연 등 영화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사연이 담겨 있다.

얼마 전에는 하루에 두 번 결혼식을 올린 부부의 기사를 읽었다. 미국 뉴올리언스주와 버지니아주에 있는 양가 친척이 코로나 위험 속에 이동하지 않도록, 이 부부는 1700㎞ 떨어진 두 지역을 이동해 같은 날 결혼식을 또 올렸다. 하객은 가족 몇 명, 장소는 법원 건물 앞 계단이었다. 거품을 뺀 작은 결혼식을 오히려 개성으로 느끼는 부부도 많아졌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전 세계 결혼식 풍속도 바꿔놨다.

코로나19 시대의 사랑 풍속도에서 연인을 찾은 예비부부보다 더 심란한 이들은 싱글 남녀일 것이다. 필자 주변의 20~40대 싱글은 한결같이 “내년까지는 포기했다”고 말한다. 만남의 기회 자체가 줄었고, 만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하는 대화가 여간 익숙지 않은 게 아니다. 기존 전략으로는 비대면 만남이 이뤄지는 뉴노멀 시대에 매력을 뽐내기 어렵다. 새로운 자기 어필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새로운 자기 어필 전략 필요
코로나19 이전, 인류의 연애에 큰 영향을 준 또 다른 사건이 있었다. 2017년 미국 할리우드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및 성폭행 사건이 대대적으로 폭로된 이후, 미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확산된 미투(#MeToo) 운동이다.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인 ‘매치닷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투 운동 이후 싱글인 미국 성인 남성의 절반가량이 직장생활과 데이트할 때 행동 변화를 일으켰다고 답했다.

더 나아가 남녀 모두 처음 보는 사람을 대할 때(35%), 데이트할 때(33%) 그리고 SNS 게시물을 올릴 때(28%) 조심하게 됐다고 한다. 상대방이 성희롱이나 폭력으로 느낄 만한 소지의 행동이나 농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미투 운동이 이런 변화의 동력(남성 46%, 여성 69%)이 됐으며, 남녀 모두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그럼 한국 사회는 어떨까. 필자가 속한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사이언스그룹은 미국 매사추세츠대와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직장인 1000명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 남녀 모두(41%) 미투 운동으로 인해 직장 내에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응답했다.

여성의 29%는 남성 동료를 대할 때, 그리고 38%는 모임이나 회식을 할 때 행동을 조심하게 됐다고 대답했다. 남성 응답자의 56%는 여성 동료를 대할 때, 54%는 모임이나 회식할 때 자신의 행동을 더 조심하게 됐다고 답했다. 특히 미투 운동 이후 회식 중 행동을 조심하게 됐다는 응답은 50대 남성(62%)과 60대 남성(59%)에게서 가장 높게 나왔다.
'미투' 더해지며 '행동 조심'
19~39세 미혼남녀 500명을 조사한 결과 미투 운동이 자신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한 수는 적었지만(29%), 응답자의 63%(남성 40%, 여성 88%)는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미투 운동 이후 이들의 연애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다가갈 때(44%), 데이트를 제안할 때(46%), 메신저 대화에서(35%), SNS에 게시물을 올릴 때(30%) 이전보다 더 신중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그중 농담(62%), 대화 주제(63%), 그리고 말하는 방식(58%)이 바뀌었다고 답했다. 데이트와 관련해 미투 운동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를 보고한 그룹은 30대 남성(62%)이었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됐지만, 뉴노멀에 적응된 우리의 생활방식은 꽤 오래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이처럼 큰 사건은 인류의 오랜 관습을 ‘리셋’한다. 미투 운동은 새로운 사랑 풍속도를 그려냈다. 연애와 결혼 그리고 삶의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변화된 젠더 인지적 행동 역시 다양한 문화권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유지되리라고 생각된다.

사랑, 연애, 결혼은 우리 삶의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다. 리셋된 인류의 생각과 행동은 이제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과거 사건들을 반면교사 삼아 낡고 어두운 면은 고치고, 한층 밝고 세련된 문화가 자리잡아 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대해본다.

차미영 < 기초과학연구원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CI, KAIST 전산학부 부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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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수수료로 배달매출에 기댄 소상공인들의 부담 확 덜어줘경기 오산시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김장율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어쩔 수 없이 몇 명의 직원을 내보내고 여러 배달 앱을 사용하며 배달매출에 의존하고 있지만, 늘어난 배달매출만큼 수수료도 덩달아 커지는 상황이다. 경기 화성시 동탄에서 영업 중인 활어회 식당의 사정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한파가 잠잠해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오면서 ‘연말특수’는커녕 포장과 배달만으로 영업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수수료 부담을 낮춰 자영업자의 짐을 덜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1일부터 경기도 화성·오산·파주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배달특급’은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를 위한 상생 플랫폼을 지향한다. 소상공인에게 1%의 낮은 중개수수료를 제시, 6%~15%에 달하는 민간 배달앱과 비교해 수수료 부담을 크게 낮췄다.

중국집을 운영하는 김장율 씨는 “기존에는 배달이 늘어날수록 수수료 부담이 커졌는데, 배달특급은 우선 심리적으로 편하다”며 “예를 들어 약 100만 원의 매출을 올렸을 때 민간배달앱은 수수료 12.5%를 단순 계산 시 12만5000원을 부담해야하지만, ‘배달특급’은 1만 원만 내면 되기 때문에 손에 쥐는 이익이 더욱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특급’을 통한 주문이 추가 성장세를 보인다면 기존 민간 배달앱 중 하나는 계약을 해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활어회 식당을 꾸리는 김동욱 씨 역시 “코로나19로 작년까지는 하지도 않던 배달에 의존하고 있는데, 공공 배달앱이 출시되면서 한결 숨통이 트였다”며 “조금씩 ‘배달특급’ 주문이 늘어나고 있는데 소상공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씨는 “특히 지역화폐 사용 비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우리 사업자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며 “‘배달특급’이 더 활성화되면 지역 경제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출시 20여 일 만에 총 거래액 20억 원을 돌파하고 가입 회원도 10만여 명에 육박하면서 배달앱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 초기 목표가 거래액 10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소비자를 위해 ‘지역화폐’ 결제 시 최대 15% 할인을 제공하면서 골목 경제 살리기에도 기여하고 있다. 경기도주식회사에 따르면 12월 1일부터 21일까지의 거래를 분석한 결과 지역화폐 사용률이 약 62.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특급’ 결제의 절반 이상을 지역화폐가 차지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몫을 해내고 있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배달특급’이 서비스를 시작하고 상인들에게 보탬이 되고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지자체 차원에서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위해 ‘배달특급’과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배달특급’ 운영사인 경기도주식회사는 내년 올해 3개 시범지역을 포함한 총 27개 경기도 시, 군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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