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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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과 나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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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사모
작성일17-08-04 10:48 조회4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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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배우 나훈아의 탄생

 


  제2의 <미워도 다시 한 번>을 꿈꾸는 영화계는, 마침 시기적으로 '사랑은 눈물의 씨앗', '임 그리워', '잊을 수가 있을까', 등으로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나훈아의 히트곡을 제2의 <미워도 다시 한 번>으로 주목한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이,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크게 히트한 곡이라면, 당시 히트하던 '두 줄기의 눈물', '바보 같은 사나이', '가지마오'의 경우는 자생적으로 히트한 곡이다. 영화계에서는 상기의 곡 노랫말의 내용을 각색하여 히트곡에 거꾸로 영화를 입히는(?), 전형적인 멜로영화화 하기에 이른다.


  '70년대에 들어오면서 나훈아 남진의 라이벌관계가 점점 사람들 사이에 관심을 끌자, 영화계에서는 나훈아, 남진을 직접 영화에 출연시켜 흥행몰이에 나선다. 이때 나훈아는 멜로성 짙은 '풋사랑'과, 남진과 함께 출연한 '기러기 남매', '친구', '동반자'로, 남진 나훈아의 라이벌관계는 절정에 이른다.


 


 


  그러나 영화계에서는, 나훈아의 경우 배우로서 이미 물이 올랐고, 또 그의 반항아적인 기질, 터프함과, 타고난 외모와 이미지가 남진과의 라이벌 관계에 기대는 것보다, 더욱 흥행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다. 따라서 나훈아는 영화출연 장르의 범위를 넓혀 기존의 멜로물에서 액션물로 확대된다. 이때 출연한 작품,'폭풍을몰고온세사나이', '유학생(조연)', '고향을 묻지마라', '체포령(조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후에, 남진 나훈아 관계의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 '어머님생전에"가 있었지만, 나훈아는 더 이상 라이벌관계에 의지하는 이벤트성 배우가 아닌, 장동휘와 당당히 연기로 대결하는(고향을 묻지마라) 진정한 배우로 탄생하게 된다.


 


  (4) 나훈아의 영화 삽입곡


 


  상기의 표에서 보듯, 나훈아 노래를 영화화 한 작품 목록을 보면, 나훈아의 진화과정을 볼 수 있다. 데뷔시의 곡에서부터 전성기를 구가하던 때의 곡이 순차적으로 분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스토리는 비록 통속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작품성 또한 별로이지만, 영화의 크라이맥스나, 라스트신에서 강력하게 터져 나오는 나훈아 노래는 영화의 내용보다 그의 노래가, 영화 속의 장면을 압권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영화 속의 나훈아 노래는 특히 인상적이다. 음반에서 보지 못한 곡이 영화 속에서 들릴락 말락 언뜻 언뜻 들려올 때, 그것이 어떠한 노래인지 알고 싶어 몸살이 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영화주제가는 음반으로 출시되지 않고 마스터로만 녹음되고 일과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영화 "동반자"의 경우 영화 속에서 주제가가 언뜻 언뜻 들려왔으나 음반으로는 도무지 구할 수가 없었다. 과거 영화 속에서 일과성으로 녹음되고 사라진 곡들을 다시는 만날 수 없음이 참으로 아쉽다.


 


4. 부작용


 


  '70년대는 히트한 가요의 상당부분이 영화화하였다. 따라서 이 시기는 스크린 속에서 가수의 연기를 보고, 또 영화상영 전이나, 상영 후에 가수가 팬들 앞에 직접 나와 인사하는 경우가 흔한 일이었다. '70년대 영화포스터를 보면,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영화 종영 후, 동 좌석에서 출연 가수의 쇼까지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이시기에 이러한 동시관람의 형태는 아마도 매우 광범위하게 유행하였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가 한국영화사에서 영화산업과 음악산업이 손을 맞잡고 소비자를 향해 마음껏 서비스 한 시대로 기억될 것이다.


  영화에 삽입되는 노래는, 어떤 한편의 영화를 감상하는데 영화내용의 이해와 감상에 큰 감동을 준다. 그러나 70년대 우리나라의 영화는 영화의 내용에 맞추어 주제가, 삽입가가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히트곡에 맞추어 영화를 제작하였으니, 노래에 영화를 입힌, 참으로 기이한 형상인 것이다. 영화제작 자체가 이렇게 졸속으로 이루어 졌으니, 여기에 영화의 작품성, 완성도, 운운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단지 지나간 한시대의 유형이었다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당시 한국영화계는 이러한 흐름에서 크게 탈피하지 못하고 안주하는 사이, 70년대 후반 한국영화는 외화에 철저히 외면당하는 쓰라림을 맛보아야 했다.


 


5. 결언


 


  '대중가요의 영화화!'. 그리고 '가수의 俳優化!'.


이는 과거 치열했던 '羅, 南'의 특수한 관계에 상업주의가 개입하여 만들어낸 기현상이지만, 그래도 팬의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이었다.


  이는 가요사적으로 매우 특이한 현상으로 기록되겠지만, 한편으론 한국영화산업의 졸속성, 낙후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될 지도 모르겠다.


  '羅, 南'에게 있어 가수의 俳優化는, 처음에는 서로의 관계에 의존하는 소극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궁극에는 '羅, 南' 서로가 자신의 마스크대로 각자의 길을 간다.


  그러나 나훈아는 영화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자신외모의 장점을 살려 상대적으로 배우화에 롱런(?)한다. 특이한 것은 이때부터 나훈아가 출연하는 영화에는 주제가나 삽입가가 없다.


  노래가 없는 나훈아의 영화! 이 사례를, 나훈아가 俳優化에 성공하였다는 반증으로 해석하면 틀린 것일까?


  나훈아의 노래가 삽입된 영화는 거의가, 나훈아 노래가 등장하는 순간이 크라이맥스이며, 라스트씬이다. 이것은 나훈아의 절정이 영화의 분위기를 극대화시켜 관객에게 카타르시스의 희열을 선물하려는 감독의 배려일 것이다.(이것은 또한 감독의 나훈아觀이기도 하리라.)


  이와 같은 경우는 타 가수의 영화에 비하여 나훈아에게 많았다. 이런 점이 아마도 나훈아라는 기이한 인물의 미스테리함이리라. 배우가 아닌 가수로서 말이다.


글쓴이/산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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