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裵湖의 명곡감상(人生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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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사모
작성일17-08-04 10:50 조회2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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裵湖의 명곡감상(人生나루)


 


 


 




  배호의 노래는 그의 29년의 짧은 생애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것은 배호의 노래가 뭇 가수들의 그것과 달리 하나같이 자신의 운명을 상징하듯 그의 생애와 매우 닮은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큰 병을 앓으면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배호는 불치의 병을 앓으며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와 마주하며 너무도 일찍 生에 있어서의 어떤 본질 같은 것을 깨닫는다. 그것은 환희가 아닌, 인간 정신 기저에 흐르는 陰鬱과 깊은 어둠이었으리. 자신의 운명 같은.



  배호. 자신의 운명을 알기나 하듯 恨을 토해내는 듯 悲壯함과 장엄하기까지 한 그의 목소리는, 마치 야생의 짐승이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고 죽음 앞에 절규하며 울부짖는 절망의 一聲이요, 슬픔의 獨白이다.



  배호의 초창기 曲 '인생나루'에서 배호는 마치 인생의 煩惱와 無常함을 이야기하듯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강 건너 언덕에서 손 흔드는 나그네


    건너가면 슬픈 사연 잊을 길이 있다드냐


    굽이굽이 흘러가는 나루터에 혼자 서서


    잊지 못할 옛사랑을 강물 위에 비춰본다』


 



  배호는 또 2절에서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自嘲하듯 凄然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獨白한다.


 



  『달이 뜨면 혼자 울고/ 꽃이 피면 혼자 웃고… 』


 



  그러고 보니 배호는 解剖學을 마스터한 畵家처럼 生의 裏面을 꿰뚫고 있구나.


  그렇다면 배호는 노래의 첫 소절 "강 건너 언덕에서 손 흔드는 나그네"의 대목에서 "나그네"를 운명의 강을 건너간 자신의 모습으로 인식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두 번째 소절 "건너가면 슬픈 사연 잊을 길이 있다드냐" 하는 대목은 시시각각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을 예지하고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이는 배호의 절규는 아니었을까?



  '인생나루'. 본 곡은 1966년 신장염 발병 이후, 병이 깊어져 병상에서 곡을 취입해야 했던 1967년 배호 나이 25세에 발표한 곡이다. 곡 발표 4년 후, 배호는 삶의 애착으로 그토록 절규했건만 홀연히 돌아오지 못할 운명의 강을 건너고 만다.


  어느덧 배호가 세월의 강 저편으로 사라진지 그의 향년보다 더 긴 마흔 다섯의 해가 흘러갔다. 배호가 살았으면 75세. 望八의 세월이련만 배호의 시간은 29세에서 정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네 인생은 강물처럼 흘러가고, 세월 따라 청춘도 사랑도 인생도 간다. 25세의 청년 배호는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짧은 인생의 서사시를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그것이 먼 훗날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상징하는 슬픈 소야곡임을 알지도 못한채.


글쓴이/ 산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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